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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03 오후 3:28:41 입력 뉴스 > 독자기고

[기고] ‘박경리 문학의 언덕’ 조성으로
통영의 문향을 세계에 떨치자!

경남도의회 정동영 의원



각 나라에는 그 나라를 대표하는 문인이 있으며, 그 문인이 태어난 고향에는 반드시 그의 자취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괴테하우스나 중국 절강성 소흥시에 있는 노신(魯迅)기념관도 그러한 공간 중의 하나이다. 그래서 프랑크푸르트는 곧 괴테의 도시로 불리고 있으며, 소흥 역시 노신의 고향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통영의 대표 문인은 누구일까? 예술가의 도시 통영에서 독보적인 자취를 보인 사람은 단연 박경리 선생이 아닐까 한다. 박경리 선생은 1926122(음력 1028) 현재 통영시 충렬176-38에서 태어나 진주여고를 졸업하고 황해도 연안에서 교편을 잡고 계시다가 한국전쟁으로 남편을 잃은 후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1955년 김동리 선생에 의해 현대문학계산이 추천되어 불신시대’, ‘파시등을 선보이면서 문단에 그 존재를 당당히 알렸으며, 특히 1962년에 발표된 김약국의 딸들로 대중들에게 크게 각인되었다.

 

김약국의 딸들은 통영을 배경으로 한 소설로 드라마·영화화되어 대중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는데, 남성 위주의 사회에서 여성이 가지는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면을 극복하고 인생의 주체로 살아가는 모습을 혼란한 시대상에 대비하여 그려냄으로써 대중들에게 많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이러한 흐름은 선생의 대표작 대하소설 토지에도 그대로 이어져 서희를 주인공으로 하여 구한말, 일제 강점기, 해방에 이르는 도도한 역사를 풀어냈는데, ‘토지19699월부터 연재되기 시작해 총 5부작에 걸쳐 26년간 이어져 19948월에 전체 원고를 탈고할 수 있었다. 이러한 토지, 이미 1984년에 한국일보 주관 전후 30년간 최고의 문학작품으로 선정되었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방송사에 의해 극화됨으로써 전 국민의 소설로 자리매김 하였다.

 

선생은 2008년 타계할 때까지 왕성한 작품활동을 했는데, 후반기에는 생명과 환경 사상에 심취하여 사상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었다. 수구초심(首丘初心)과 같이 늘 통영을 그리워하시던 선생께서는 별세 직전 통영에 신후지지(身後之地)를 부탁했으며, 그 결과 현재 산양읍 신전리 1426번지에 안식의 쉼터를 마련해 안장되었다.

 

이렇게 박경리 선생의 문학은 통영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박경리 선생의 유적은 거의 무방비로 방치되고 있다시피 하고 있다. 필자가 명정동 일대를 수소문하며 선생의 유적을 찾아보니, 생가는 불과 한 뼘 크기의 작은 명패로만 이곳이 생가임을 알려주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선생께서 한국전쟁 직후 통영에 기거하시며 문학 공부를 하던 공간 역시 지역 주민들의 기억 속에서 희미하게만 존재할 뿐이었다. 이렇게 중요한 공간들이 그저 방치만 되고 있어 너무나 안타까웠다.

 

이에 필자는 서포루 서편의 명정동 일대를 이른바 박경리 문학의 언덕으로 조성할 것을 제안한다. 현재 이 일대는 도심 공동화 현상이 심화되어 주거지로서의 기능을 상실한지 오래되어 빈집이 거의 60%에 육박할 뿐만 아니라 선생의 유적이 비교적 많이 남아 있는 곳이어서 독일의 괴테 하우스나 중국의 노신기념관과 같이 생가와 공부하시던 곳을 주민의 의견을 청취해 원형 그대로 복원하는 한편, 통영을 상징하는 문인과 세계 유수의 문인들의 흉상을 만들어 박경리 문학의 언덕의 상징물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 각 흉상들을 2열로 배치해 아래에서부터 서포루를 향해 걸으며 박경리 문학의 언덕을 관통해 서포루에 다다르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 서포루 서편 뒤쪽에 박경리 문학 광장을 조성해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언제든지 여러 예술활 동을 할 수 있게 만들어 마치 파리의 몽마르뜨 언덕같이 통영의 또 다른 상징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에 더하여 서포루 남쪽으로는 중앙동 오거리와 서호동 여객선터미널 등과 직접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무빙워크와 엘리베이터를 만들어 통영에 또 다른 볼거리와 체험 거리를 제공하고 관광객들의 이동 편의를 제공해 관광도시로서의 면모를 일신해야 하겠다.

 

실제로 홍콩에는 이와 유사한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Mid-levels Escalator)가 있는데, 영화 중경삼림(重慶森林)에 이것이 노출되어 현재 홍콩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이 꼭 가봐야 하는 랜드마크가 된 사례를 생각해 본다면 통영에서도 설치가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 뒤따라가는 관광정책이 아니라 역시 통영은 한 발 앞서 간다라는 인식을 관광객들에게 심어줄 수 있도록 특색 있는 관광정책이 반드시 실현되어야 하겠다.

 

현재 지방자치단체 사이의 경쟁은 마치 춘추전국시대와 같다. 누가 더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얼마나 더 노력하느냐에 따라 지방자치단체 운영의 성패가 결정된다.

 

우리 통영의 경우 대문호 박경리 선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유적에 대해서는 너무나 소홀히 다룬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특히나 유적이 산재하고 있는 명정동 일대는 도심 공동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어 지금이라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선생의 유적은 영원히 사라질 수도 있다. 아무쪼록 박경리 문학의 언덕조성으로 박경리 선생의 문향이 세계에 널리 퍼지고 활기를 잃은 명정동에도 새로운 활력이 솟아나길 기원하면서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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