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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04 오전 10:56:41 입력 뉴스 > 독자기고

[기고] 열무정(閱武亭)과 한산정(閑山亭)
복원 정비로 통영을 한국 궁도의 메카로 만들자!

경남도의회 정동영 의원



얼마 전 우리 통영에 매우 의미 있는 발견이 있었다. 그것은 두류문화연구원과 향토사학자 등이 주축이 되어 문헌으로만 전해져 오던 통제영 무과시험장인 열무정(閱武亭) 터를 찾았기 때문이다.

 

확인된 곳은 정량동 115-36번지로 1934년 발간된 통영군지(統營郡誌) ..(..) 조에 기록된 것은 물론, 1834년의 통영지(統營志) 공해(公廨) 목의 기록과 영조 연간에 발간한 여지도서(輿地圖書) 등의 기록과 정확히 일치했다.

 

이들 기록에 의하면 열무정은 효종 7년인 1656년 제40대 류혁연(柳赫然) 통제사가 용남면 장대(將臺) 후록(後麓)에 처음 세워 매년 춘추로 영남·호남·호서의 삼도 장정들을 대상으로 무과 시사장(試射場) , 궁도 시험장으로 사용한 역사적인 장소다. 실제로 고종 5년인 1868년 통제영 춘조에 실시된 통제영 무과시험 과목을 살펴보면, 유엽전(柳葉箭:버드잎 화살)과 편전(片箭:애기 화살)의 궁도 2과목, 모래주머니 들기인 거사(擧沙), 병서(兵書) 강독 총 4가지인데, 활쏘기가 2과목으로 되어 있어 무과 입격의 결정적인 과목임을 알 수 있다.

 

 활쏘기가 곧 무관의 실력을 결정하는 최고의 요건이었던 것이다. 따라서 열무정은 무()예를 사열()한다는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단순히 활을 내던 곳이 아니라 통제영의 군관을 선발하는 매우 상징적이고도 중요한 곳으로 통제영 구성의 필수적인 장소였던 것이다.

 

이러한 열무정이 1895년 통제영 폐영 이후 혼란한 시대 조류에 따라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가 통영을 사랑하는 열정적인 시민들의 힘으로 이제야 그 터를 찾았으니 늦었지만 매우 반가운 일이다. 그렇다면 우리 통영 궁도의 효시는 언제일까?

 

그것은 바로 충무공 이순신 장군께서 한산도에 통제영을 설치하신 1593년이라 할 수 있다. , 장군께서 한산도에 처음 통제영을 설치하고 그해 7월에 처음 활을 내셨다는 기록이 난중일기(亂中日記) 계사(癸巳)년 조에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후 장군은 한산도 제승당에 머무시면서 237번이나 활을 내셨는데, 이것은 난중일기에 기록된 장군의 활쏘기 기록 278번의 약85%를 차지하는 것이어서 제승당 활터가 곧 장군의 활터임을 알게 해 준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1976년 제승당 정화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지게 된 사정(射亭)이 바로 현재의 한산정이다. 한산정은 장군의 자취가 남아 있다는 역사성에 더해 활을 쏘는 사대(射臺)에서 바다를 건너 반대편 산을 향해 화살을 보내는 국내 유일의 해상 활터이다.

 

실제로 한산정에서 활을 내어 본 궁사들은 이 때의 감동을 잊지 못해 또다시 찾고 마는 활의 성지(聖地)와도 같은 곳이다. 하지만 한산정과 제승당 일대가 국가사적 제113호로 지정된 문화재 보호구역이라 아무나 활을 낼 수 없으며, 실제적으로는 한산대첩제의 부대행사로 진행되는 이충무공 한산대첩기 전국남녀궁대회8강 장소로 사용되는 등 극히 제한된 활용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필자는 열무정 터 확인이라는 반가운 소식을 듣고 통영을 한국 궁도의 메카로 만들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정책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열무정과 한산정의 제대로 된 복원 정비를 제안한다.

 

현재 남망산 공원 내에 위치한 현재의 열무정은 이름만 열무정일 뿐 실제로는 남송정(南松亭)이다. 전술한 통영군지에 따르면 남송정은 영조19년인 1753년에 제114대 구선행(具善行) 통제사가 건립한 것으로, ()망산의 송()림 가운데 위치한 것에서 이름을 취한 것이다.

 

남망산 소나무 숲은 나라에서 정한 금송림(禁松林)인데, 1960년을 전후해 솔잎 낙엽(갈비)을 채취하러 나온 부녀자가 빗나간 화살에 맞아 사망하는 사고가 두 차례 발생하자 폐정하고 이를 남망산 동편 언덕으로 옮겨 지으면서 다시 이름을 붙인 것이 현재의 열무정인 것이다.

 

따라서 본래의 열무정 터가 발견되고 이것이 복원된다면 명칭의 혼란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현재의 열무정은 원래의 남송정으로 개칭되어야 할 것이며, 복원될 열무정 역시 여러 문헌 자료를 참고해 통제영의 위상에 맞게 제대로 복원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덧붙여 한산정 역시 다시 정비할 필요성이 있다. 앞서 전술한 바와 같이 한산정은 1976년 제승당 정화 사업의 일환으로 건립된 것이어서 목조 건물이 아닌 콘크리트 건물일 뿐만 아니라 정()이라는 명칭에도 불구하고 기둥 중층이나 마루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건물의 형식과도 맞지 않는다. 또한 명칭 자체도 한산도라는 지명에서 따 온 듯한데, 이러한 한산정의 이름이 이순신 장군의 상징성을 크게 살리지 못하고 있는 점 역시 문제라 하겠다.

 

이에 필자는 한산정을 고건축 양식에 맞게 목조 건물로 제대로 복원하는 한편, 명칭 역시 한산정이 아닌 여해정(汝諧亭)으로 바꿀 것을 제안한다. 잘 아시다시피 이순신 장군의 시호는 충무인데, 우선 조선시대에 충무의 시호를 받으신 분이 12분이나 있으며, 또한 충무라는 명칭이 너무 흔해 오롯이 장군의 상징으로 사용하기가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한다면, 장군의 자()인 여해로 변경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사료된다. 특히 여해는 장군의 어머니인 초계변씨가 지어준 자로써 그 뜻 역시 장군인 너()가 오직 세상을 화평케()한다는 것이니, 장군의 전공(戰功)으로 전쟁이 끝나고 평화가 시작된 것을 감안한다면 이 명칭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둘째, 열무정과 한산정을 활용해서 전국 최고의 궁도 명소를 만들 것을 제안한다.

 

앞서 말씀드린 바처럼 열무정과 한산정이 제대로 복원된다면 이를 활용해 국내 최고 권위의 궁도대회를 창설해 통영을 활의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각 궁사들은 조선무예도보통지 등의 고문헌을 참조해 전통 복장을 갖춰 입고 정량동의 열무정에서는 예선을, 한산도의 여해정에서는 결승전을 열게 해서 궁도 최고의 이벤트가 되게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궁도대회를 매년 4.28. 이충무공 탄신일과 8.14. 한산대첩제 그리고 12.16. 이충무공 순국일에 개최해 4개월에 한 번씩 전국의 궁사들이 통영을 찾게 해야 할 것이다.

 

충무공 탄신일은 국가지정 기념일인 만큼 이 때는 대통령배로, 한산대첩제는 통영시에서 주관하므로 통영시장배로, 이충무공 순국일은 최초의 통제사라는 상징성에서 해군참모총장배로 각각 그 상격을 맞추어 진행한다면 각 대회의 성격을 차별화 할 수도 있는 이점도 있을 것이다. 또한 이러한 행사를 통해 한산대첩교 건설로 가까워진 시내 권역과 한산도의 관광 벨트화를 만들어 통제영~제승당 루트도 확립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양궁 선수들의 전지훈련 통영 유치를 제안한다.

 

통영이 진정한 궁도 메카로 발돋움하려면 국궁뿐만 아니라 양궁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왜냐하면 양궁은 세계 최고의 실력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활동 인구 역시 국궁보다 많아 실질적인 파급효과가 더 큰 종목이기 때문이다.

 

제주연구원 최영근·고성보 박사가 발표한 스포츠산업 발전을 위한 동계 전지훈련팀 유치방안에 따르면 양궁은 훈련시설 의존도가 보통이면서 자연환경 의존도가 높은 종목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관련 시설 설치보다 자연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종목이 바로 양궁인데, 연중 온화한 날씨를 보이고 있는 통영의 경우 이런 입지에 꼭 부합하는 곳이라 하겠다.

 

게다가 문화체육관광부 2019년 전국 공공체육시설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 양궁장이 24곳 있는데 경남은 양궁장 미설치 5개 지역 중의 하나여서 만약 통영이 공립 양궁장을 유치해 건설한다면 국·도비 지원을 쉽게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미 통영시에서 각 스포츠 종목의 전지훈련팀을 많이 유치하고 있지만 축구나 야구, 농구와 같이 전국 대부분 시군에서 유치하는 종목들이라 종목에 따른 별다른 특색이 없는데, 만약 양궁을 전지훈련 전략종목으로 추가 지정해서 통영이 주도적으로 유치한다면 궁도 도시로써의 이미지 제고와 이순신 정신의 확산 그리고 관광과 연계한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하겠다.

 

활을 쏘는 이유는 그 사람의 훌륭한 덕을 보기 위함(射者所以 觀盛德也)이라고 예기(禮記)에서 말했다. 그것은 자칫 사행(射倖)으로 흐를 수 있는 나쁜 마음을 멀리하고 자신의 인격을 완성하는 도구로 활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궁도는 선비가 반드시 갖추어야 할 6()의 하나로 손꼽혔으며, 지금도 궁도는 경기의 승부나 결과보다 예절을 중시하는 신사의 스포츠로 그 명성이 높은 것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궁도를 우리 통영에서 활성화시키다면 품격 있는 문화예술도시로서의 통영 이미지와 부합할 뿐만 아니라, 통제영과 이순신의 도시라는 도시 브랜드 구축은 물론 관광과 체육에 이르기까지 그 부수적인 기대효과가 매우 클 것이라 전망된다.

 

전란의 고단함 가운데서도 제승당 활터에서 활을 내며 구국의 일념을 다지고 자신의 내면을 수양했었던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상상해보면서 궁도의 메카 통영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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