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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6 오후 1:42:02 입력 뉴스 > 가볼만한 곳

[언택트 산행] 경북 김천의 백두대간 능선



산을 사랑하고 자연을 귀하게 여기는 사람들에게는 수천년간 살아온 한민족이 걸어온 산등성이 백두대간 산행이야말로 하나의 경이로운 즐거움이다.

 

 

백두대간 괘방령은 경상북도 김천시 대항면과 충청북도 영동군 매곡면을 잇는 고갯길이다. 우리나라의 마을이나 도의 경계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산이나 물길을 따라 이루어졌다. 고개를 하나 넘으면 사람들의 성향이 다르고 문화가 다르고 키우는 작물이 다르다. 여행을 해 보면 재미있는 것이 각 지역마다 삶의 모습과 태도가 다른 것이 지형과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괘방령은 조선시대 선비들이 과거를 보러 가던 길 중에 하나다. 영남의 유생들이 과거를 보러 갈 때, 추풍령으로 가면 추풍낙엽처럼 낙방한다는 속설이 있이 이곳 쾌방령을 넘었다. 이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적어 김천시는 장원급제길을 재현하고자 당시의 풍습이었던 을 올라오는 길에서부터 과거길을 조성하고 마지막에는 마패와 함께 과거급제자의 방을 붙이는 곳까지 재현해 놓았다. 괘방령의 방() 자는 합격자 발표 때 붙이는 방과 같은 글자이다.

 

 

 

또한 괘방령은 조선시대 상로로 중요한 역할도 하였다. 추풍령이 관로였다면 괘방령은 간섭을 받기 싫어하는 장사꾼들이 주로 이용하는 상로였다고 한다. 인근 고을에 부임하던 관리들도 한사코 이 고개를 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로 이곳은 성공과 합격의 염원이 담긴 곳이다.

 

 

괘방령을 출발하여 백두대간의 중간에 위치한 황악산구간에 속하는 가성산을 거쳐 장군봉을 지나 눌의산을 찍고 추풍령으로 내려와서 작점고개까지는 약 17km의 멀고도 험한 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백두대간은 도전 정신을 심어준다. 사실 전문 산악인이 아니라도 일반 산악인이 백두대간 종주를 목표로 꾸준하게 산행을 하면서 종주의 목표점을 찍고자 노력한다.

 

 

백두대간의 가장 큰 특징은 강이 없다는 것이다. 강을 건너지 않는 백두대간은 물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산에는 소나무와 참나무가 우거져 있고 바닥에는 떨어진 낙엽들이 쌓이고 또 쌓여서 세월의 흔적을 남기고 있다. 낙엽 속에서는 또 다른 생명들이 움트고 있다.

 

 

가성산에서 신기한 소나무를 만났다. 자연의 이치를 거슬러 아래로 자라는 소나무이다. 수령이 백년은 훨씬 넘어 보이는 나무인데 절벽 끝에 뿌리를 내려 허공을 향해 가지를 뻗고 있다. 이 나무에게는 땅을 향한 허공과 온 세상이 곧 하늘이다. 우리 눈에 아래로 자라는 것처럼 보이지만 최선을 다해 자신을 키우며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나무가 대견하다.

 

 

가성산(716m)은 그리 높지는 않지만 독립 봉우리를 형성하고 있다. 작은 표지석이 사람의 발길이 뜸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니 김천시를 지나는 경부고속도로와 가을 들판, 그리고 저 멀리 금오산이 뚜렷하게 보인다. 멋진 풍광이 눈앞에 펼쳐진다.

 

 

가성산에서 내려가는 길은 급경사이다. 주변에는 고인돌처럼 보이는 커다란 돌들이 지천에 널려있다. 고사리밥도 천지다. 삼각형 모양의 우뚝 선 장군봉(627m)에 백두대간을 지나는 용인시민이 멋진 팻말을 만들어 놓았다. 아마도 이곳을 지나면서 아쉬움에 다시 찾아 팻말을 세운 것 같다.

 

 

원시림을 뒤로 하고 정상의 억새숲을 헤치고 눌의산에 올라서니 시야가 확 펼쳐지며 시원한 바람이 인사를 한다. 저 멀리 추풍령 들판이 보이고 지나가는 기차도 보인다. 금산 - 들기산 - 작점고개 - 용문산 - 웅이산 - 큰재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이 그대로 펼쳐져 있다.

 

 

백두대간을 찾는 사람은 형제이상이다. 먼저 간 사람들이 달아놓은 안내리본이 다정하게 흩날린다. 동쪽으로는 길이 아니니 가지 말라고 나무막대를 막아놓은 것이 앞서간 분들의 배려이다. 백두대간에서 우리는 도반을 만나며 함께 살아감의 의미를 알게 된다.

 

 

백두대간을 걷다 보면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는 시점이 온다. 앞 서 가던 사람도 보이지 않고, 뒤에서 오는 사람도 느껴지지 않을 때, 수행을 하듯 걷는다. ‘묵언 수행’, 숨소리와 심장 박동소리만이 크게 들릴 때 쯤 나도 산의 일부가 되어 본다. ‘무상무념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것을 체득하는 시간이다.

 

 

 

아직도 사라지지 않는 코로나19로 인해 언텍트 여행이 강조되고 있다. 지금이 어떻게 보면 건강도 챙기며 백두대간의 좋은 기운도 받을 수 있는 산행의 기회이다. 언텍트 여행을 통해 백두대간의 가치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이곳 백두대간에서 우리는 새로운 도전과 용기를 얻게 된다.

 

 

에디터사진 : 안은미, 김규호, 김윤탁

교열디자인 : 장정인, 홍민아

 

 

 

이 기사는 경남도 지방일간신문인 창원일보와 daum(뉴스-통영), 네이트 등 포털싸이트에도 함께 보도돼 언론의 기능을 한층 더 강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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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덕용 기자(tyinews@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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